탐라향이 뭘까? 맛은? 아기들과 강아지의 탐라향 시식. 까기편한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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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탐라향이 뭘까? 맛은? 아기들과 강아지의 탐라향 시식. 까기편한 오렌지.

 인간이 진화하듯 귤도 진화했다고 표현하는게 맞을까.
내가 어릴땐 부산 사투리로 귤을 밀감이라고 알고 자랐다.
그리고 오렌지와 한라봉은 매우 비싼 과일쯤으로만 생각했고.
그런데 지금은 한라봉이나 오렌지보다 진화한 귤인 레드향, 황금향이 훨씬 비싼 것 같다.
이들 향내나는(?) 귤들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탐라향이라는 것이 또 있다하여 안 먹어볼 수 없어서 일단 구입.

 

 

탐라향은 귤에 오렌지를 접목하여 만든 품종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택배박스를 열고는 살짝 실망을 했다. 생김새는 영락없는 귤이었다.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첫째 두심이는 '티삐(택배)'라며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택배가 오는게 좋은 26개월 아기. 엄마가 택배아저씨를 기다리는걸 아는걸까. 

 

 

택배 박스가 열리자 무슨 판도라의 상자라도 열린듯 귤 상자 앞에 모인 세 꼬마. 

첫째 두심이는 이미 탐라향을 집어 들었고, 둘째 자웅이는 어느걸로 먹을까 고르는 눈치다. 

막둥이 골댕이 리안이는 오빠가 하나라도 주지않을까 기대하는 눈치 :-)

 

 

탐라향을 탐(?)하는 꼬마들의 손

 

기다려도 제 입 속으로 하나도 넣어주지 않는 오빠를 째려보고 있는 리안이.

먹보 리안이는 과일도, 아기들 과자도, 우리가 먹는 밥도. 다 먹고싶어서 안달이다.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은 개들에게 과일을 주는건 괜찮지만 많이는 안된다고 한다.

개들은 우리처럼 비타민C를 과다하게 섭취해도 오줌으로 배출되지 않나보다.

그래서 탐라향 두조각? 먹었을까. 이제 더는 안된다며 말리는데 살짝 짠하기까지 하다.

 

난 이걸로 먹어주겠어! 하는 자웅이 표정과 달리 여전히 삐친 리안이 표정.

 

오빠들에게 하나도 얻어먹지 못한 리안이는 끝내 탐라향 박스로 코를 들이밀어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상콤달콤한 향기가 리안이 코도 자극했나보다.

 

 

 

내가 구입한 탐라향의 사이즈는 소과로, 3키로에 3-40개 들어있는 사이즈였다. 

손에 들고봐도 영락없는 일반귤의 형태.

껍질의 두깨나 알맹이의 색깔같은걸 찍기위해 일부러 반으로 뚝- 갈라보았다. 

껍질은 그냥 귤이라고 치기에는 단단하지만 두깨는 비슷한 것 같다.

향은 오렌지향. 맛도 오렌지향일까 바로 시식해봄.

 

 

 

혼자서도 귤을 잘 까먹는 두심이는 핸드폰 카메라 앞으로 탐라향을 들이민다.

'엄마 내가 깐 것도 찍어줘!' 하는 것 같다. 

첫째때는 육아 자체가 힘들어서 과일같은것을 사다 나르지 못했다. 

그 땐 그냥 아기들이 먹기 좋은 사이즈로 시판된 간식만 주문해서 먹이는 꼴이었달까.

지금은 우리집 어디에서도 아기들용 간식은 찾아볼 수 없다. 그 흔한 뻥과자 마저도. 

그냥 과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게 최선인 것 같다. 

아기들이 먹을 수 있도록 꺼내놓으면 어지르고 먹고 치우고를 반복하지만 자연식만한 건강식이 또 없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나와 내편이처럼 인스턴트에 찌든 어른으로 만들고싶지 않다는 생각에서 우리는 '차라리 과일을 사다나르자'라며 스스로와 합의했기 때문이다. 

 

 

 

형아 두심이가 돌아다니며 탐라향을 까는 바람에 거실 여기저기에 귤 껍질이 나뒹군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둘째 자웅이. 

(애미 눈에 뒷통수가 넘나 매력적이라 찍어봤다 :-)  )

 

탐라향을 손에서 놓치지 않겠다는 집념이 보이는 손동작. 크- 귀여워!!
맹수처럼 탐라향 주위를 맴도는 리안이.

 

자웅이는 귤을 까줘도 먹지 않는다.

밥을 먹여줘도 '도리도리'만 할 뿐 먹지 않는다.

모든걸 스스로 하고싶은 14개월 꼬맹이. 덕분에 탐라향도 껍질째 제 손으로 씹는다...;; 

밥도 식판식으로 고봉밥을 떠줘야 혼자 손으로 장난도 치고 식판으로 얼굴을 들이밀어가며 국물을 먹는다.

(아직 숟가락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타고난 인도식 식사쯤)

 

 

탐라향을 껍질째 야무지게 먹는 둘째 자웅이.

표정에서 상큼함이 묻어나온다 >.< 

내새끼지만 과즙미 폭발한다 꺄오

(그 뒤로 씬스틸러 두심이와 리안이가 보인다. 두심이는 한개도 뺏기지 않겠다며 일어나려 하고, 리안이는 하나라도 뺏아먹겠다며 얼굴부터 들이미는 모습)

 

애미는 다 알아. 엄마도 하나 먹으라는거지?

 

결국 쟁탈전에서 이긴 리안이가 두심이에게서 탐라향 두조각을 빼앗아 쇼파로 올라가버림.

두심이가 언제 다시 뺏을지 모르기 때문에 눈치보며 먹는 리안이. 

불쌍하지만 귀엽다 우리 먹보.

 

 

탐라향 알갱이들이 쇼파에 덕지덕지.

'안뒈에에에엑' 

그냥 엄마가 하나씩 니 입으로 넣어줬다면 쇼파에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ㅜㅜ 

 

탐라향 두조각 먹고 해맑은 리안이 표정. 쇼파테러리스트라 보기엔 너무 귀엽다.

 

두심이의 손에 드려있던 탐라향을 다 뺏아먹고 다시 목표물을 찾는 리안이.

리트리버가 맹인안내견이라더니, 사실 맹수였나보다. 

저 앞발 어쩌지.  너무 귀엽다!!!!!!!!!!

 

 

 

 

리안이 왈 : 목표물 포착!!!!

 

 

 

 

돌진!!!!

 

 

 

 

 

 

이상 탐라향을 처음 맛본 후기에 맹수 리안이의 스토리를 더해보았다. 

탐라향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확실히 귤보다는 맛있다.

향은 오렌지에 가깝고, 색이나 껍질은 귤에 가깝다.

제일 중요한 맛은 새콤달콤하지만 오렌지보다는 덜 달고 귤보다는 더 달다.

만져봤을 때 말랑함을 따지자면 귤보다 딱딱하지만 오렌지보다는 말랑한..?

진짜 말 그대로 모든 것이 귤과 오렌지의 중간이다.

 

'너, 엄마 아빠를 골고루 빼닮았구나?!'

 

2만원 주고 구입한 탐라향 소과. 다시 구입할 의사 있음.

아기들도 잘 먹고 리안이도 잘 먹음. 

야근하고 들어오는 내편이는 맛있게 생겼다며 내일 아침에 출근할 때 몇개 가져가겠다고 한다. 

(참고로 나와 내편이는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기들 덕분에 요즘 과일 풍년이라 손이 가는 것 뿐) 

 

 

오늘 점심 때 집에 온 동생의 표현을 더하자면
탐라향의 아랫부분도 영락없는 오렌지라고 한다.
향도 맛도 오렌지. 까기 편한 오렌지라고 한다.